1941년8월 주인공이 하와이의 한 부대로 전입을 오는 것으로 이 영화는 시작된다.
작은 키에 구부정한 어깨가 다소 눈에 거슬리지만 다부진 체격이 한 눈에도 운동을 한 사람임을 알 수 있다.
전입 하기 전 부대에서 복서였던 주인공 프륫(몽고메리 크리프트)은 연습중 가장 친한 친구에게 가격한 한 방으로 그 친구를 실명케한 사고 때문에 다시는 복싱을
하지 않겠다고 맹서한 터였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새로 전입한 부대의 중대장 홈스 대위는 육군 복싱대회에서 상위 입상을 통해 우수한 지휘관으로 출세를 하려는
운동선수 출신이었다.
출세에 눈이 어두운 홈스 대위는 프륫에게 강제로 복싱을
하도록 온갖 압력을 가하고 출세를 위해 상관들 비위를 맞추느라
가정을 소홀히 한지 오랜 터였다.
홈스 대위의 실무 담당 중사(버트 랭카스터)는 상관의 부인(데보라 카)에게 눈독을 들이다 어느 비오는 날 부대 일을 핑계로 홈스 대위의 집을 방문해 부인을 유혹한다.
홈스대위의 온갖 압력에도 굴하지 않으며
글러브를 잡지 않는 프륫은 부대에서 사귄 친구(프랭크 시나트라)와 함께 호놀룰루 시대로 외출을 나갔다가 프라이빗
클럽에서 바 걸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프라이빗 클럽에서 프륫의 친구는 부대 감옥을 담당하는 ‘뚱뚱이’ 라는 별명의 상사와 다투게
되고 이 다툼은 훗날 그와 프륫의 죽음으로 이어진다.
홈스 대위의 부인과 사랑에 빠진 중사는 “남편과 이혼할 테니 당신은 장교를 지원해서 함께 이 하와이를 빠져나가자”는 부인의 말에 그러겠다고 하지만 막상 지원을 하려니 자신이 없어 지원서를 제출하지 못한다.
홈스 대위의 부인은 장교 지원을 하지 않는 것은 절교를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 들이고 둘은 헤어진다.
프륫의 친구는 일본인들이 운영하는 술집에서
마주친 감옥 담당 상사와 결투를 벌이지만
중사 덕분에 위기를 넘긴다.
어느 주말 모처럼만에 중사의 배려로
외출을 가게 된 프륫은 프라이빗 클럽에서
친구를 기다리지만 공교롭게도
초병 근무를 하기로 했던 병사가 아파서 대신 초병을 서야 했고 근무지를 이탈한 그는 헌병에게 넘겨져 부대 감옥으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 전에 다투었던 뚱뚱이 상사에게
인계돼 모진 매를 맞고 학대를 당하다 탈출, 그리던 친구 프퓻의 품에서 숨을 거둔다.
프륫은 친구의 복수를 하기 위해 프라이빗 클럽 앞에서 기다리다 뚱뚱이 상사를
만나 골목으로 유인한 후 결투를 벌여 친구의 원수를 갚지만
자신도 복부에 큰 부상을 당한다.
그리고 피를 흘리며 프라이빗 바에서
사귄 여자친구 앨마의 집으로 향한다.
그리고 일요일인 12월5일 호놀룰루는 일본군의 공습으로 초토화 되고 “실제상황”을 알리는 라디오 방송을 들은 사병 프륫은 칼에 맞은 상처가 아물지 않은 몸으로 귀대할 것을 결심한다.
프륫은 “지금 가면 다시는 만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요. 우리 결혼이라도 해요. 당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다 들어줄께요”라며 눈물로 만류하는 여자친구를 멀리 하고 “나는 군인이기 때문에 돌아간다”며 상처난 배를 움켜 쥐고 부대로 향한다.
그리고 부대로 통하는 개구멍으로 가다 초병에게 발각돼 그들에게
사살되고 만다.
지갑에 있는 신분증은 단지 여자 친구를 만나게 됐던 프라이빗 클럽 회원증 밖에 없었지만 그의 시신을 수습하러 온 중사(버트 랭카스터)는 헌병에게 “그는 아주 훌륭한 병사였다”고 말한다.
프륫의 여자 친구는 하와이 생활을
정리하고 본토로 향하는
배에 올라섰고 그곳에서 홈스 대위의 부인과 함께, 서로를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갑판에서 항구를 바라보며
지난 일을 회상한다.
“내 약혼자는 해군 비행기 조종사였는데 진주만 기습때
비행기 앞에서 전사했어요”라는 앨마의 말에 동정을 표하던 홈스 대위의 부인은 앨마가 “약혼자의 이름은 남북전쟁의 영웅 이름을 딴 로버트 E. Lee 프륫이었다”고 하는 순간 절규하듯 “프륫…!”이라고 외치다
진정한다.
그리고 항구를 바라보며 목에 건 레이를 꺼내 “이 레이를 던졌을 때 배 쪽으로 오면 다시 하와이에 올 수 있고 레이가 배에서 멀어지면
다시 올 수 없다는 전설이 있다”며 바다에 던진다.
레이는 배에서 멀어지고 두 사람은 아쉬움이 남은 표정으로 호놀룰루 항구를 향해 시선을 던진다.
파도에 밀리는 레이가 클로즈 업 되면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
1960년 대에 상영됐던 이 영화는 친구인 프랭크
시나트라가 죽자 몽고메리클리프트가 친구를 생각하며 취침 나팔을 부는 장면이 당시 이 영화를 봤던 올드 팬들의 기억에 깊이 남아있는 영화로 유명하다.
한 줄기 굵은 눈물을 흘리며 동서남북으로 사방을 돌아가며
취침 나팔을 부는 몽고메리클리프트의 모습은 사나이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사나이들의 우정과 사랑, 불륜과 상관의 부인에 대한 빗나간 사랑, 출세를 위해 모든 것을 버리는 탐욕한 인간의 모습, 사랑을 위해 귀대하는 남자에게 매달리며 만류하는
여인의 모습, 그리고 불과 몇 십년 전이지만 마치 브리티시 잉글리시처럼 툭툭 튀는 영어, 남편에게 속고 자기를 사랑한다고 다가왔다가 멀리 가버린 스쳐간 남자들에게
속고 속아 더 이상 감동이 없어 보이는 차가운 표정의
데보라 카의 모습 등등 한 장면 한 장면이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준다.
1970년 대 흑백 TV 시절에 같은 제목의 유사 영화를 보았던 기억이 되살아 나기도
하지만 원작이 주는 감동은 잊을 수가 없다.
이 영화를 보고 또 보고 하자 아이들과 집사람은 고리타분한 영감 취급을 하며 근처에 오지도 않지만 앞으로 몇 번이라도 다시 보고 싶을 정도로 진한 감동을 감출 수 없다.
“역시 영화는 흑백 영화가 진짜야!!”라는 평소의 지론을 다시 한번 펼쳐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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